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백패킹 - 무위

백만년만에 포스팅이다.

정신없이 일하던 시간들, 쉬고 있지만 여전히 머리속에는 일에 대한 생각들, 가족과 캠핑을 가지만 정작 마음은 일에 대한 걱정들, 그것도 싫어서 혼자만의 백패킹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을 비우려 했지만, 그 때마다 오히려 머릿속에는 일에 대한 생각과 걱정들로 지배 당해 버린다.

포스팅을 한다는 여유도 역시 사라져 버리고..

그저 사진이라도 찍지 않으면, 어떻게 지나가 버렸는지 잊어버릴것 같아, 카메라 대신 폰카만으로 그 순간들을 담아내고..

더이상 기억에서 사라질까봐..조심스럽게 기억을 더듬어 그 때의 기억으로 들어가 본다.



함허동천의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실전에 도전한곳.
파주 심학산이다.
나에게 항상 첫번째 도전은 험한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도 있고, 지금생각해 보면 약간 즐기기도 하는편인것 같다.
골치 아픈일로 자정 12시가 넘어서 도착한 약천사 입구에서 돌아갈까, 올라갈까를 몇번 고민하다가 바로 발길을 올라 심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낯설게 다가온 야간산행. 무서운 마음은 힘들게 올라가는 육체에 신경쓰느라 대부분 안드로메다로..

도착하자마자 소주1명 마시고, 잠을 청했다.
5시에 기상하여 사진도 찍고 정리에 들어갔지만, 일찍오는 등산객에 놀라 서둘러 하산한다.
기분좋은 첫 금퇴킹이었다.

- 2014.5.17 am 05:30 심학산.





졸업 후 첫 실습에 놀라,
그리운 학교로 잠시 돌아온날.. 하지만 날 반긴건 모기뿐.
이날 드는 생각은 무게고 비주얼이고 다 떼려치우고, 캠프타운의 엘파소만 간절하더라는..

- 2014.06.20 pm 05:20 함허동천 4야영장.





지하철을 타고 처음 떠나는 백패킹(금퇴킹).
용산역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다. 도저히 버스나 일반 지하철에서의 백팩 민폐를 주기 싫어서이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을 타고 한참을 가서 팔당역에서 내린다.
백패킹의 진정한 재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울리는 조화랄까..
어릴때 친구들이랑 자가용을 이용하여 휴가를 보낸것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휴가를 보낸 기억이 훨씬 오래가고 재미 있었던것과 비슷한것 같다.

예봉산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올라가는 길은 험한편이다. 처음부터 깔딱고개라고 소문난산이기도 하고..
하지만, 야영장소에서의 야경은 내가 다녀본곳중에서는 최고다.

- 2014.08.08 : 팔당 예봉산에서..







두번째로 찾은 심학산이다.
사실은 심학산은 처음 알아볼때 홈그라운드로 지정한 곳이었다.
가깝고, 높지 않은 산이어서 자주 찾아볼 계획이었으나,
두가지 정도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하나는 대중교통 접근이 까다로운면이 있다. 자차를 이용하는것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나며, 무엇보다 이용하기가 까다롭다(한번도 이용하지 않은게 함정).
두번째는 여러곳을 다니다 보니 조금 심심한편이다. 헬기장은 마음먹으면 10분만에 올라갈 수 있는 높이라, 산책수준이라 할 수 있다.

가을이 시작 되는 시기라고 스스로 뇌이징 한 후, 도착 10분만에 높은 습도와 모기로 공격당하고, 멘붕에 빠진날이다.

- 2014.08.31 am 06:06 심학산 헬기장..





백패킹, 금퇴킹의 맛을 제대로 본날.
도착하자마자 피로는 풀리고, 시원한 산바람에 스트레스가 상당히 없어진날.
와이프도 이곳은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백패킹의 재미와 숙련도 및 체력이 같이 스멀스멀 올라 오는것을 느낀다.
이날 이후 사실상 백패킹을 안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은, 평생할 수도 있겠다라는 전환점이 된 날이다.
그덕에 와이프 장비 알아본다고 여유를 찾기 시작한 내 지갑은 바로 얇아졌지만..ㅜㅜ

- 2014.09.20 am 06:16 고려산.






두번째로 방문한 예봉산.
무슨 이유로 예봉산을 다시 찾은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올라갔다.
그리고 아쉬움과 즐거움을 찾은 경험이었다.

첫번째 그렇게 힘들었던 예봉산 등반이 가벼워진것에 놀랐고,
전망대에서의 야영이 최악이었던 점.
바람에 날린 흙모래가 데크에 뭉쳐서, 모래바람이 밤새도록 괴롭힌점이다.
그덕에 바로 집에서 악천후 텐트를 서칭하게 만들었다.

이날은 야경을 어떻게든 담아볼려고 속도를 내서 올라갔었다.
카메라는 짐을 다 패킹하고 나면, 머리에서 사라진다. 도착해서는 항상 후회하지만..
그래서 폰카를 이용해 야경을 담을려면 조금이라도 불빛이 남아 있어야 된다.

서둘러 야경을 담아 본다. 눈에 꽉찬 야경은 힘든 등반을 잊어버리게 만들고..
악천후 때문에 다시는 찾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언제 다시 찾을 것 같은 기분이다.

- 2014.10.10 예봉산.








노고산.
백패킹을 하게 되면 들리게 된다는 이곳.
백패킹 시작 이후 가장 오랜시간 등반을 한 곳이다.

금퇴킹을 하였으나, 정상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었다.
차가워진 날씨에 약간은 여유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아침에 텐트로 거의 찬 헬기장을 보고는 두번 놀랐다.

이번 등반에서는 사진을 모두 망쳐버렸다.
너무 이른 시간에 사진을 찍는 바람에 노이즈가 다 끼어버린것.
폰으로 확인 했을때는 구분이 안되 넘어갔는데, 집에서 확인해 보니 주요한 사진들을 모두 망쳐버렸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로 결심한 순간이다.
컴팩트로 가기에는 오히려 출혈이 심할것 같아..캡쳐프로와 호빗을 구입했다.

이날 확인한건 일출이 북한산으로 떠올라, 북한산 경치를 볼려면 정상 도착은 적어도 일몰전에는 도착해야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다.

- 2014.11.15 am 07:14





처음으로 와이프와 같이 백패킹을 한 날이다. (출혈 ㅜㅜ)
혼자하는 백패킹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약간 오캠 느낌도 나면서..백패킹의 재미를 맛봤다.(앞으로 자주 갑시다)

- 2014.11.22 함허동천 3야영장.


2014년 6월 21일 토요일

따가운 햇살아래 자연과 함께 힐링 - 합소캠핑장

4박5일의 장박(?) 캠핑.
무더운 5월을 지나고 한여름으로 들어설것 같았던 6월4일부터의 캠핑은
몇일전부터 내린 비로 시원해져 캠핑하기에 가장 알맞은 날씨에 합소에서 힐링을 시작한다.

햇빛이 비치는 낮에는 따뜻해져서 물놀이 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가 되고,
해가 지면 약간 선선해 지는 날씨에 불놀이 하기에 최적의 날씨가 4박5일동안 지속되었다.

아마도 내가 캠핑을 시작하고 가장 좋은 날씨에서 캠핑을 한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아무래도 긴 일정덕에 합소로 일찍 출발하여 첫번째로 입소하고, 나무 그늘이 울창하게 드리워진 한가진곳에 둥지를 틀었다. 합소에서 이보다 더 명당이 있을 수 있을까.
좋은 곳을 깨끗하게 잘 운영하시는 캠핑장주인에게 이런 좋은곳에서 캠핑할 수 있게 해줄수 있는것에 우선 감사를 드린다.





캠장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잉여시간은 유명산으로 산책을 나가 보았다.







아침일찍 들어온 유명산은 조용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무척이나 한가해 보인다.
꼭 이세상의 아침을 우리가 시작하는 것 처럼 보이고..



마냥 좋아하는 아이들..










휴양림 데크를 지나 계곡쪽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서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른아침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물과 계곡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은 일찍 일어나 움직인 보람을 느낄 정도로 상쾌했다.








시원한 유명산의 계곡물을 뒤로하고..


합소사장님께서 입장예정이라며 연락을 주시고(친절하셔라) 내려오는길에 남는 시간을 식당에 들러 잣칼국수와 비빔밥을 시켜 아침을 대신했다.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첫번째로 입소한 우리는 한가진곳에 둥지를 틀기로 한다.






아직 짐도 내리지 않은 탓에 뭘 할지 모르는 우리 딸들.
하지만 곧 익숙한 관경을 보게 되면 무얼해야 할지 알게 될거야..







사이트를 후다닥 구축한 후..


바로 앞에 있는 계곡으로 내려가 계곡물에 발도 담궈본다.


계곡물은 시원해진 날씨탓에 약간은 차갑게 느껴지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온몸이 시원해진다.






여름은 항상 렉타타프와 어메니티돔, 그리고 물건 수납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사이트월 구성이다. 가끔은 장소선정에 유리한 징타프를 설치해 보고 싶지만, 집사람은 렉타타프를 절대적으로 선호한다.
물론 렉타타프를 설치해 놓으면 훨씬 안정적인 구성이 되지만, 자리선정시 조금 제한이 따른다. 이런점을 보완하려 징타프를 준비했는데, 우리집에선 몸값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긴 일정으로 인해 낮잠용으로 야침을 준비해 봤다.
보통은 박스 스탠드로 사용을 많이 했는데, 낮잠용도가 훨씬 제값하는것 같다. 캠클의 공구제품이지만 제품성능은 탁월하다. 1박2일이 아니면 필수용품으로 등록될것 같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신상. 스노우피크 로우체어.
명성만큼 만족도도 비례했다.
체어고민을 너무도 오래한 덕분인지 사용만족감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완소아이템으로 등록!







스탠드의 역할은 폴딩체어가 담당.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어메니티돔.


구석으로 한가진곳이라 사람들의 드나듬이 없어, 여느 때 없는 한가로운 휴가를 보낸다.


아이들의 풍경화는 자연스레 그려지고..


그런 풍경화는 드립커피를 마시며 즐겨본다.







합소는 아이들이 즐길만한 놀이거리는 없는 편이지만, 힐링하기에는 충분한 장소.







어느새 해는 떨어지고 랜턴을 켜야 되는 시간.
호즈키와 미니호즈키를 밝혀 어두워지는 사이트를 밝힌다.





다음날 아침.
비가 온 뒤라, 기온은 조금 더 내려가고 흐린날씨는 계속됐다.






한쪽구석에 설치한 해먹에서 아이들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고 있다.






당골 장작집에 들어 장작을 구입 후에 돌아 오는길에 구입한 산오징어.
캠핑장에서의 맛보는 산오징어는 뭐라 표현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거기에 소주한잔은 한마디로 판타스틱!!~~


애들도 정신없이 산오징어를 게눈감추듯 먹는다.





당골집에서 구입한 장작은 허리춤까지 쌓아 올리고,


본격적으로 불놀이 시작..


이런게 힐링이지 뭐 따로 있으랴~~






여유 있는 캠핑휴가에 아침까지 여유롭다.
보통은 일찍 일어나 캠핑장 아침을 사진에 담으며 열심히인데,
우리사이트 한컷 정도..


옆집 한컷 정도..


아침을 기다리는 우리둥지 몇컷 정도만 사진기에 담고..










찍다 보니 여러컷 찍게 된다.



떠나기 전날 아이들과 와이프,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옷도 갈아 입고 계곡쪽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몇마리 안잡혔지만, 실력이 점점 늘어나는 와이프.














아쉽지만, 마지막날은 다가오고..



마지막 장작도 아쉬운마음에 오랫동안 타는 느낌이다.




처음으로 4박5일간의 캠핑을 보냈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일정은 3박4일을 보낸 파크밸리에서의 캠핑. 2박3일을 예약했지만, 자리여유가 있어서 하루를 더 연장을 했었었다.

한 장소에서 4박5일은 조금은 긴느낌은 있지만, 몸과 마음은 제대로 힐링이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적당한 캠핑일정은 3박4일로 생각하고 있다.
2박3일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게 되지만, 3박4일은 그런 마음이 조금 적게 든다.
4박5일간의 일정이 약간 길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것이다.

편안한~
조용한~
시원한~
가슴퍽찬~
캠핑의 로망으로 가득채운~

그런 캠핑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다.


- 2014.6.8 합소캠핑장에서..